대안정원의 현대적 접근과 조선 시대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의 환경 사상 간 연관성을 탐구하여 현대와 전통의 조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환경 디자인을 제시합니다.
<대안정원, 틈>은 종 다양성을 존중하는 대안정원의 개념을 다산의 실학적 자연 관리 철학과 비교, 연구하여 두 가지 접근법이 어떻게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 탐구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전시는 자연 친화적 디자인의 중요성과 지속 가능 도시 환경의 필요성을 위해 “과연 오늘날의 정원디자인은 어떤 시대적 관점에서 시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도시 어디에서나 발견되는 풀꽃,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작은 틈에서 자라나는 식물을 들여다보면 이 작은 생명체는 스스로의 의지로 싹을 올리고 꿋꿋이 극한 기후의 계절을 버텨 꽃과 씨앗을 맺어 종의 지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물들을 들여다보면 “이들이 이 장소를 선택한 조건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에 닿습니다. 햇빛, 바람, 배수, 토양 어쩌면 꽤 까다로운 계산이 있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씨앗은 적합한 생장 환경으로 판단되지 않으면 발아조차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찰을 통해 “도시 곳곳에서 자라난 식물을 잘 정리하고 주변에 보식하며 정원을 만든다면 그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대안정원이 아닐까?”하는 생각에서 “틈”이라는 대안정원을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도시 틈의 정원에 새집을 마련하고, 고마운 곤충들의 서식지를 만드는 일 역시 모두에게 이로운 <대안정원, 틈>입니다.
<대안정원, 틈>展은 계원예술대학교 전시콘텐츠디자인과 심화과정*과 3학년 문화전시 스튜디오 학생들이 참여해 여름방학 동안 전시 기획과 설계를 진행하였으며, 개강 후 2학년 문화전시 스튜디오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풍성한 전시 콘텐츠를 완성하였습니다. <대안정원, 틈>은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 섹션 ‘층층원’은 3층 구조물로, <대안정원, 틈>의 가드너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며, 두 번째 섹션인 ‘탄소흡수원’은 탄소 흡수력이 좋은 식물로 구성된 정원을 제안합니다. 세 번째 섹션 ‘초충원’은 인간과 공존하는 새와 곤충, 밀원식물을 소개하며, 마지막으로 시민 워크숍 공간인 ‘여유당’이 조성될 예정입니다.
<대안정원, 틈>의 전시 공간 디자인의 메인 컨셉은 넝쿨식물지지대(트랠리스)입니다.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건축물 수직 벽에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그것이 손쉬운 방법으로 가능함을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각 전시 공간의 기본 구조로 사용된 건설현장의 아시바는 서진건설의 협찬으로 제공되어 구조물을 설계에 맞게 구현하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또 다른 전시 디자인의 컨셉은 업사이클입니다. 학생들은 지난 전시에서 사용된 집기를 업사이클하여 전시구조물을 설계하고 제작하였으며, 생활폐기물에서 얻은 물품과 숲에서 얻은 칡 줄기, 솔방울 등 자연물을 활용하여 전시 연출을 완성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학생들이 직접 식재할 식물을 조사하고 전시할 식물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신구대학교식물원 가든숍과 야생화 농원 그림팜이 물심양면 도와주신 덕분에 수월하게 <대안정원, 틈>을 아름다운 식물과 함께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대안정원, 틈>은 인간이 관리하는 정원의 개념을 넘어서 식물이 자연발생하고 성장하며 순환의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제안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도시의 틈에서 자라나는 식물을 발견하고, 그 지점이 새로운 정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식물이 있는 곳이 곧 정원이며, 식물은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 계원예술대학교 전시콘텐츠디자인과 심화과정 학생들은 올해 6월 27일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특별전시 [사명]展을 성공리에 개최하였으며, 종자를 지키는 사람들에 대한 전시인 [사명]展은 2025년 3월 30일까지 개최됩니다.